SK스퀘어,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SK그룹 정보통신기술(ICT) 핵심 계열사들이 '시너지협의회'를 가동한다. 박정호 SK 부회장 지휘 아래 세계 시장을 겨냥한 ICT 계열사 협력·융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15일 전자신문이 입수한 SK텔레콤 2022년도 세부 조직도에 따르면 박정호 부회장과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사장) 사이에 시너지협의회 조직이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 또한 CEO 직속으로 시너지 협의회를 뒀다. 박 부회장은 SK텔레콤 부회장, SK스퀘어 CEO, SK하이닉스 CEO,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회 위원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SK그룹 주요 ICT 계열사를 아우르는 시너지협의회의 존재가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그룹·SK텔레콤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시너지협의회는 박 부회장이 직속으로 관장하는 3사 C-레벨 최고위급 임원이 참가하는 비상설 회의체계로 구성된다.
시너지협의회는 강력한 컨트롤타워 기능보다는 다소 느슨한 '플랫폼'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SK그룹의 '따로 또 같이' 기업문화를 반영해 계열사 간 자율·독립 경영을 보장하는 한편 협력을 통해 더 큰 관점에서 경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ICT 계열사 간 공동대응이 필요한 중요 의제를 발굴해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C-레벨 간 의사결정 구조를 효율화하는 효과를 추진한다.
이에 따라 시너지협의회는 ICT 계열사 사업에서 융합이 가능한 분야에 대한 협력방안 모색이 기본 역할일 것으로 전망된다. ICT 융합이 가속화하면서 반도체, 플랫폼 서비스, 5세대(5G) 이동통신 등 SK ICT 계열 사업 부문에서도 효과적인 융합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시너지협의회를 통해 ICT 계열사 간 협력을 통한 효과적인 성장 방안을 논의한다.
시장 대응 협력도 시너지협의회 핵심 어젠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부회장은 5년 동안 SK텔레콤 CEO를 역임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소프트뱅크, 우버 등 글로벌 기업과의 사업제휴 경험이 풍부하다. 박 부회장의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는 물론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에 반영되도록 협력방안을 모색한다. 필요한 경우 박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글로벌 기업을 연결하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박 부회장은 조만간 SK ICT 계열사 주요 임원들을 소집해 시너지협의회 1차 회의를 열고 참석 대상 임원, 핵심 이슈, 회의체 운영 방안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