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스퀘어·SK하이닉스시너지협의회는 SK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 간 효과적인 협력·공유 전략을 모색하는 플랫폼 역할이 기본이다. 박정호 SK 부회장의 지휘 아래 SK ICT 계열사들이 융·복합시대를 맞아 공동의 성장 스토리를 써 나갈 수 있도록 효과적인 협의 체계를 구축하자는 접근이다.
◇SK ICT 계열사 간 시너지 기대
SK ICT 계열 시너지협의회는 SK텔레콤과 SK스퀘어 분사 직후 신설됐다. 양사는 각각 디지털인프라 전문기업과 ICT전문 투자회사의 독립체를 지향하기 위해 인적분할을 단행했지만 시너지협의회를 통한 연결고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SK스퀘어 자회사로 편재된 SK하이닉스가 영위하는 반도체 사업 역시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 등 ICT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자원 역할을 담당한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SK텔레콤, SK스퀘어와 C-레벨급 직접 교류를 통해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다.
세부 분야로 SK텔레콤이 이프랜드 메타버스 플랫폼을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 서비스로 육성하고 있다. 이프랜드 플랫폼이 효과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미디어콘텐츠(콘텐츠웨이브) 등과 협력이 필수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AI 반도체 '사피온'을 개발하면서 SK하이닉스로부터 반도체에 대한 지식과 관점을 교류할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시너지는 회사별 사업부·조직 간 협력도 가능하다.
그러나 박 부회장 지휘 아래 각사 C-레벨을 비롯한 최고위 임원들이 직접 만나 회의하고 정보를 공유한다면 사업 분야에서 의사결정 속도를 대폭 높일 수 있다. 그룹 차원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도 각사의 관점과 지식 바탕으로 대상 기업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실제 박 부회장은 SK텔레콤 CEO 재임 당시 보안·미디어·인프라·콘텐츠 분야 자회사들과 '시너지협의체'를 운영했다.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SK ICT 계열 조직 개편 이후에도 공유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수펙스추구협의회와는 역할 구분
일각에서는 SK ICT 계열사를 관장하는 시너지협의회의 역할이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ICT 위원회와 중복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두 조직은 역할과 위상이 완전히 다르다. ICT 위원회는 SK그룹 전체 거버넌스의 일부를 담당하는 상설 협의체로, ICT 분야의 주요 의사결정을 통해 성장을 모색하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추구하며 인재를 양성하는 게 핵심 역할이다. 이에 반해 SK ICT 계열 시너지협의회는 비상설 회의체계로, 필요한 때마다 정기 또는 비정기 회의를 소집해 구체적인 사업 현안에서 협력을 모색하게 된다.
ICT 위원회가 주요 의사결정기구라면 시너지협의회는 협력 플랫폼으로서 정보 공유와 의사결정 지원 역할에 무게를 두는 셈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일각에서는 시너지협의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보다는 당분간 옵서버로 참여할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시각도 감지됐다. 다만 박 부회장은 시너지협의회를 이끄는 동시에 ICT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한다는 점에서 두 조직 간 교류와 방향성에서도 연결고리가 충분히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ICT위원회 위원장 겸임 '연결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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