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등 민간기구 결성
정부는 공정거래 활동 지원·관리
공정위 온플법과 중복규제 우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네이버·카카오·구글·쿠팡 등 디지털 플랫폼(부가통신사업자) 자율규제를 골자로 한 법률 개정안을 완성, 입법예고했다.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가 자율규약과 단체·기구 등을 통해 스스로 공정거래·이용자보호 규칙 만들도록 하고 정부는 관리·지원하는 게 골자다. 디지털 플랫폼 성장과 이용자보호·시장질서를 위한 규제에서 '자율'을 키워드로 선택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도 별도 플랫폼 관련 법안을 준비하고 있어 향후 부처간 조율이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자율규제 방안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을 이날 입법예고했다.
주요 내용으로 △부가통신사업자 또는 단체의 자율규제 업무 수행 △정부의 자율규제 지원시책 마련 및 사업 추진 △자율규제 활동 시 이해관계자, 전문가 의견 청취 노력 △정부의 부가통신사 단체에 대한 자율규제 활동 지원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의 부가통신사 법령 위반 행위 제재 시 자율규제 활동 노력·성과 고려 등을 법적 근거로 명시했다.
민간이 자율로 공정거래·이용자보호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고, 이용자 불만처리와 보호업무를 수행토록한다. 예를들어, 플랫폼 검색·추천 서비스의 노출기준 공개, 플랫폼 입점계약 관행 및 분쟁처리 절차 개선, 상생방안 등을 업계 자율로 협약을 맺고, 부가통신사 단체가 관리하도록 한다. 정부는 기업과 소통하며 분쟁발생시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지원하는 법적 근거를 갖췄다. 자율규제를 관리할 부가통신사 단체는 연1회 전문가, 이용자, 정부로부터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의 플랫폼 자율규제법은 디지털 플랫폼의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부작용을 방지하도록 업계 자율을 존중하고 법률로 효력을 보장하는 방향이다.
현재 구글·아마존 등 자체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을 보유한 미국은 규제를 해소하고 있는 반면, 미국 기업에 의존하는 유럽연합(EU)은 사전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의 자율 규제 방식은 네이버·카카오·쿠팡 등 대형 플랫폼 기업을 보유한 상황에서 중간 접점을 찾았다. 이용자보호, 갑질문제 등을 방지할 장치를 마련하되, 우선 자율에 맡겨 혁신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윤석열 정부도 인수위원회부터 이같은 정책방향을 국정과제로 공식화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체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기업 독과점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 또는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한 법제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자율규제 중심의 과기정통부·방통위가 디지털혁신 보존 관점에서 마련한 전기통신사업법과 공정위 정책을 조율하는 것은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자칫 중복규제로 작용할 경우에는 플랫폼 성장 저해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플랫폼 자율규제가 민간에 잘 안착하여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