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에 대한 비관론에도 개발을 이어온 것이 지금의 시장 지배력을 만든 원동력이었다고 자평했다.
박명재 SK하이닉스 HBM설계담당 부사장은 사내 인터뷰를 통해 “2010년대 중후반 HBM 설계 조직은 공공연히 '오지'로 불렸으며 이 사업에 대한 업계 비관론도 쏟아졌다”며 “하지만 우리의 고유 기술력을 보여줄 기회라 생각했고 이는 HBM2E를 비롯한 후속 제품 개발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009년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에 주목해 HBM 개발에 약 4년의 시간을 들였다. 그 결과 2013년 12월 첫 HBM을 세상에 내놓게 됐다.
박 부사장은 “SK하이닉스는 설계 검증의 혁신을 거듭하면서 제품 설계 완성도를 높이고, 개발 및 양산 초기부터 고객사와 협력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특히 패키지, 미래기술연구원 등 구성원 모두가 '원 팀'이 돼 기술 혁신에 매진해 온 것도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최근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HBM 팀이 SK하이닉스로 넘어와 기술을 개발했다는 루머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박 부사장은 “SK하이닉스의 HBM은 지난 15년간 구성원들이 피땀 흘려 쌓은 기술력의 결실”이라며 “(해당 루머 때문에) 당사 구성원들로서는 자존심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 HBM은 명확하게 당사 자체 기술이며, 당시 경쟁사에서 우리 HBM 설계 조직에 들어온 인력은 1명도 없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고객사인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과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커스텀 HBM 개발을 위해서다.
박 부사장은 “HBM이 커스텀 제품으로 다양해짐에 따라 앞으로 고객·파운드리와 협업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HBM뿐만 아니라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 3차원(D) D램 등 다양한 인공지능(AI) 메모리 기술이 앞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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