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으로 전세계의 조직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하고 있으며 중심축을 클라우드 전환에 두고 있다. 정부도 지난해 ‘디지털뉴딜’과 ‘디지털정부혁신 발전계획’ 과제 발표와 함께 클라우드를 4차 산업혁명 핵심 인프라로 보고 향후 ‘국가 클라우드 대전환’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현재 공공부문 클라우드 전면 전환, 클라우드 조달 체계 혁신, 민간 클라우드 도입환경 개선, 플래그십 프로젝트가 적극 추진되고 있다.
특히 “2025년까지 공공정보시스템, 민간 및 공공 클라우드로 100% 이전” 전략은 공공 클라우드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 따르면 2021년 공공부문 클라우드 사업 예산은 총 8214억원으로 집계되어 전체 정보화 예산 7조5211억원의 약 11% 수준이다. 정부 클라우드(G-클라우드) 사업 규모가 5848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62.3%)을 차지한다.
올해부터는 1960개의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이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하기로 한 상태다. 기관들은 내용 연수가 만료된 시스템, 신규 시스템 구축 사업부터 단계적으로 클라우드 전환을 추진한다. 현재 국가기관 전체에서 운영하는 정보시스템의 정보자원은 총 22만4000대인데, 이중 18만5000대(83%)가 전환 대상이며, 2025년까지 서비스형인프라(IaaS), 서비스형플랫폼(PaaS),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전 영역에서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각 국 정부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 가속
정부 주도의 클라우드 도입 정책인 ‘클라우드 퍼스트(Cloud First) 정책’은 이미 미국, 영국, EU, 호주를 포함한 주요 선진국에서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다. 미국은 2010년 12월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을 통해 공공기관에 클라우드가 적극 도입됐다. 2018년 10월 ‘클라우드 스마트 전략’을 발표로 연방정부의 정보 기술 현대화 및 사이버 보안 유지를 통해 대국민 서비스 접근 강화를 추진했다.
영국은 2013년 5월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을 발표하여 정부의 신규 및 기존 서비스 추가 조달 시에는 반드시 클라우드 도입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했으며 2014년 ‘디지털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조달 생태계를 조성했다. 2012년 4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63.5억 파운드(약 9.4조원) 구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호주는 2016년부터 ‘디지털 마켓플레이스’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공공기관 서비스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 중소기업들이 보다 활발히 공공부문 대상 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정부의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 추진도 공공서비스의 혁신과 함께 국내 IT기업들에게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 클라우드 생태계, 중소기업에 열린 기회 돼야
2019년 국내 클라우드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기업 1142개 중 30인 미만 종사자 기업은 59.7%, 100인 미만 종사자 기업은 83.7%에 이르며,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에 등록된 총 SW사업자 수 3만4640개 중, 중소기업은 98%인 3만4010개에 이른다, 결국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는 중소기업의 성장 속에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공공 클라우드 활성화를 위해 ‘클라우드 조달 체계 혁신’에 따른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제도 마련’과 ‘디지털서비스 전문 유통 플랫폼 구축’을 마련했다. 공공부문 클라우드에 민간 클라우드 도입을 가속화하며 SaaS기반 서비스를 통해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참여 가능한 새로운 클라우드 생태계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2018년 기준으로 영국 디지털 마켓플레이스에는 3505개의 기업이 등록되었으며 이 중 중소기업이 90%였고, 전체 약 2조6449억 계약규모 중 36%인 9618억원을 중소기업과 진행했다. 이에 비해 2019년 10월에 시행된 국내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제도’는 등록된 디지털서비스가 현재 15건이며 기존 디지털서비스마켓인 ‘씨앗’을 통해 계약된 디지털서비스 계약금액이 2019년 407억원에서 향후 디지털서비스 이용지원시스템을 통해 2022년까지 1300억원으로 3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클라우드 산업이 성장하려면 중소기업이 기여할 수 있는 발판 마련이 전제돼야 한다.
다행히 국내 중소 IT기업들의 공공기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제도’가 2020년 10월 시행됐다. 이 제도로 기존 중견 및 대기업을 통해 공공기관에 SW를 납품하거나 개발해온 중소기업들과 민간영역에 솔루션을 개발 판매해오던 IT업체들도 각자 경쟁력을 갖춘 SW를 SaaS로 전환하여 직접 공급 및 계약할 수 있게 됐다.
필자가 근무 중인 디딤365는 클라우드 MSP로서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제도의 클라우드 지원서비스 중 ‘매니지드 부문’에 현재 유일하게 선정되어 있다. 당사의 솔루션 중 ‘디딤나우 포 파트너’의 경우, 설치형 SW를 SaaS형 서비스로 쉽게 전환할 수 있다. 지란지교시큐리티의 OfficeHard Cloud와 마크애니의 Document SAFFER, 삼정데이타서비스의 메일나라 등은 자사 솔루션을 SaaS 서비스로 구현해 클라우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공공부문 클라우드 활성화를 기반으로 민간부문에 까지 클라우드 도입을 확대하려는 ‘국가 클라우드 대전환’이 성공하려면 공공 클라우드 생태계가 단단한 중심이 돼야 한다. 클라우드 생태계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제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신속한 제도 마련 외에 여러 노력들이 필요하다.
중소기업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성장의 발판이 되도록 정부에서 중소 SW 업체들의 SaaS 전환 과정의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과 전문 기업들의 협력 방안 제도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또한 수많은 중소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서비스 등록으로 공공 클라우드 생태계가 다양하게 확장돼야 한다. 정부와 중소기업의 공동의 노력으로 디지털 마켓플레이스 생태계가 국내 IT 산업 전반에 지속적인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해 본다.
장민호 디딤365 대표